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동물행동학 / 공격추동의 이론

by jspringalgo 2025. 1. 30.

출처 : pixabay

동물행동학은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의 행동 패턴, 주로 종 특유의 행동 패턴들과 그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를 확립한  Lorenz와  Tinbergen 등은 행동 패턴들이 선천적이거나 본능적 통제를 받고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고정된 행동 패턴들은 방출 자극이라 부르는 환경 자극들에 의해 자극되어 표출됩니다. 공격행동의 경우에는 선천적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가 환경 단서들에 의해 표출되는데, 공격 표현에 관한 2 요인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 공격성을 종과 개체 보존의 기능을 갖기에 진화된 본능으로 간주합니다. 동물들은 다른 종보다 자기 종에 대해 훨씬 더 공격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영역이나 성적 상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수하고 강한 개체들이 생존하고 번식하게 함으로써 종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동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공격적 상호작용, 즉 먹이 구하기, 영토 확보, 배우자 찾기, 새끼 보호 등은 종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진화했으며, 그 결과 어떤 종의 구성원들은 특정 자극만 보면 본능적으로 공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공격행동은 생존과 번식의 수단으로서 위험이 큽니다. 다른 방법이 없거나 잠재적 이득이 상당히 큰 경우에 사용하도록 선택적인 양식으로 발전되었을 것입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 동물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경우에도 공격성이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진화했다고 설명합니다. Lorenz(1966)는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의 공격행동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동물들이 선천적으로 종 내의 구성원을 향한 공격본능을 통제하는 기제들을 발달시킨 반면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면서 인간 이외의 적수가 없어졌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공격성의 대부분이 종 내로 향해지고, 또한 인지적 능력의 발달로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상대방의 비언어적 신호, 예를 들어 고통이나 항복의 신호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대에는 인간의 공격성이 신체보다는 언어 등의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상대방을 대면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역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소수민족 박해와 전쟁에서의 인간의 잔인성이 그 증거로 거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이 불필요한 종 내 공격성을 억제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제인 구달은 두 집단으로 나뉜 침팬지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다른 집단의 침팬지들을 살육하는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타 집단에 대한 적대감은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의 본능적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한편 과도한 공격성을 비난받는 인간은 나름대로 공격성을 억제하는 사회적 기제를 발달시켰습니다. 법을 포함한 각종 제도, 대화와 스포츠 등이 인간의 공격성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들입니다. 사회학습 이론가들은 동물행동학의 이론을 인간의 공격성에 일반화시키고 적용하는 것을 비판합니다. 반두라는 인간의 발달된 인지능력에 근거해, 외적인 유발자극에 반사적으로 공격 행동한다는 동물행동학의 설명을 인간 행동에 대입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행동학은 인간의 공격행동을 종과 개체의 보존이라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공격성을 기능적인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공격 추동의 이론은 크게 Freud의 공격 추동 견해와 Dollard 등의 좌절-공격 가설로 나눌 수 있습니다.

 Freud는 세계대전의 참상을 두고 공격 혹은 죽음의 추동인 타나토스의 존재를 가정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의 신을 지칭하는 타나토스는 인간 내부에 생의 추동인 리비도와 함께 죽음의 추동으로서 존재하면서 엄청난 파괴를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자기 파괴적인 죽음의 욕망이 있으며, 그러한 욕망을 타인에게 전가하려는 자기 보호적 본능 때문에 공격행동이 표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격행동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방식, 운동이나 논쟁 등으로 표현될 수도 있고, 덜 인정받는 방식, 즉 모욕과 싸움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공격성은 타인에게 향해질 수도 있고 자살과 같이 자기 자신에게로 향해질 수도 있습니다. 

 

좌절-공격 가설은 1930년대 말에 Dollard 등에 의해 제안된 가설로 Freud의 공격 추동 개념을 학습심리학의 틀 속에서 재개념화한 것입니다. 공격 추동을 본능과 같이 타고난 것으로서 공격행동의 표출에 아무런 선행조건이 없다고 본 데 비해, 좌절-공격 가설에서는 욕구의 좌절을 공격행동의 표출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좌절에 의해 공격 추동이 유발되고, 유발된 공격 추동은 공격행동을 함으로써 감소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공격 추동 입장에서는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공격과 대리적인 공격이나 언어적 공격에 의해서도 공격이 감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욕구좌절을 공격행동 발생의 필요 및 충분조건으로 보는 엄격한 좌절-공격 가설은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비판받았습니다. 좌절이 공격행동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는 것은 사실이나 모든 공격행동에 선행한다거나 항상 공격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초기 가설은 경험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학습 및 인지 이론가들은 좌절 상황에서 보이는 공격행동을 학습이나 인지를 통해 설명합니다. Mischel(1971)은 공격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전에 공격행동을 통해 좌절 상황에서 벗어났던 사실을 학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eshbach(1970)는 좌절당하면 공격해야 한다는 사회적 규범을 학습했기 때문에 공격행동을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Dodge(1982)는 좌절 상황에 대한 사회 인지적 정보의 처리가 불완전하거나 편파적이기 때문에 공격행동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Berkowitz(1974)는 좌절이 항상 공격행동을 유발하지는 않고 분노의 매개를 필요로 한다는 좌절-분노-공격 가설을 제안했습니다. 좌절이 공격행동의 주된 원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좌절 상황에서 개인의 사회적 학습경험 및 인지적 반응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