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행동에서 소수의 사람은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가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특정 상황 혹은 생의 특정 시기에만 일시적으로 반사회적 행동을 보입니다. 두 부류의 반사회적 행동은 다른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령에 따른 반사회적 행동을 살펴보면 10대인 청소년기에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청소년 발달에 독특한 어떤 현상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행동을 생애 지속적인 유형과 청소년기에 국한된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원인, 발달경로, 예후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반사회적 행동의 연속성, 미세한 신경 심리적 취약성, 반사회적 행동을 지속시키는 기재에 대한 취약성, 정신병리로 간주할 수 있는 특징 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애 지속적 반사회적 행동의 경우 기저의 지속되는 성향에 반해 겉으로 표현되는 반사회적 행동은 연령과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물고 때리기, 청소년기에는 무단결석과 물건 훔치기, 청년 시기에는 강도와 강간, 성인기에는 사기와 아동학대 등으로 나타나는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가정에서는 거짓말, 상점에서는 절도, 학교에서는 싸움, 직장에서는 횡령하는 등 기저의 반사회적 성향의 상황적 일관성을 보여줍니다. 반사회적 행동의 시초는 아동의 신경 심리적 취약성과 범죄를 촉진하는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합니다. 유아들은 까다로운 기질, 언어 및 운동 발달의 지체, 경미한 인지적 결손 등의 문제를 갖습니다. 취약하고 까다로운 유아와 불우한 양육 환경이 만나면 생애 지속적 반사회적 행동의 위험을 갖게 됩니다. 까다로운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아이와 성공적인 상호작용에 실패하게 되면 다시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상호작용의 과정이 이후 계속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유발적 상호작용은 반사회적 유형을 조장하고 일생을 통해 그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사회적 행동이 지속되는 기제로는 누적적 연속성, 동시대적 연속성, 변화를 위한 선택의 좁아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누적적 연속성은 생애 초기의 개인차에서 출발해 어떤 경로를 밟아 계속 누적되어 현재의 차이에 이루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동기의 잦은 분노 폭발이 청년기의 학업 부진으로, 중년기의 낮은 직업적 위상으로 이어지는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동시대적 연속성은 과도하게 높은 활동 수준이나 짜증, 낮은 자기 통제력, 낮은 인지 능력 등 아동기에 문제가 되던 것과 똑같은 기저의 특징들이 성인기까지 계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애 초기에 시작된 인과적 연쇄는 누적적, 동시대적 연속성의 속박에 의해 지배됩니다. 그 결과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개인은 대안적인 친사회적 행동 레퍼토리를 학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른 행동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는 것은 반사회적 행동이 지속되는 주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누적된 반사회적 행동의 결과들로 인해 이후 삶의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도 줄어들게 됩니다. 누적적 연속성이 상당히 진행된 시점에서 새로운 개입은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생애 지속적 반사회적 행동은 희소성, 시간과 상황에 걸친 강한 안정성, 신경계의 기능장애, 다른 정신장애와의 관련성 등 정신병리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유형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이상성의 통계적 정의와 일치합니다. 또한 불리하고 부적절한 경우에도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반응을 변화시킬 수 없는데 이는 부적응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들은 신경계의 미세한 기능장애를 보이는 생물학적 기초를 갖고 있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성인의 대부분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부가적 정신과 진단을 지니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국한된 반사회적 행동은 아동기에 반사회적 행동의 과거력이 없고, 성인기에도 반사회적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 청소년기에 국한된 반사회적 행동을 지칭합니다.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과의 차이로는 시간적 비 안정성, 범 상황적 비일관성, 유동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갑자기 비행을 시작했다가 초기 성인기에 갑자기 비행이 완전히 사라지는 식으로 변화가 갑작스럽고 연속성이 없습니다. 짧은 범죄 경력 사이에 드문드문 범죄 없는 기간이 존재하고, 상황에 따른 반사회적 행동의 일관성이 없습니다. 비행 행동에서 시간적인 안정성이나 상황적인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탈행동이 강화와 처벌의 유관성의 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사회적 행동이 더 유리하면 하고, 친사회적 행동이 더 유리하면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등 상황의 변화에 따라 융통성이 있고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반사회적 행동의 시작은 '동기, 모방, 강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성숙과 사회적 성숙 사이의 시간적 격차가 동기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성숙의 격차가 불편감을 낳고 이러한 불편감이 동기가 되어 비행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사회적 참조집단에 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모델로부터 비행을 학습하기도 합니다. 아동기에는 또래 사회구조의 주변에 위치한 생애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자들이 청소년기에는 영향력 있는 위치로 이동하게 됩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성숙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생애 지속적 반사회적 개인들의 비행을 모방하게 됩니다. 강화의 원리 또한 지배 요인이 됩니다. 청소년기의 반사회적 행동이 부적 결과를 통해 오히려 강화됩니다. 어른들의 질책이나 처벌이 오히려 독립성의 확인으로서 좋은 강화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나이 들어 보이는 것, 또래집단의 인정 등이 중요한 강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비행을 그만두게 되는 것은 변화하는 강화 결과에 적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동기적 기재와 학습 기재가 비행을 촉발하고 유지한다면 그에 따라오는 사건들의 변화는 비행을 소거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다 합법적이고 실질적인 성인의 역할을 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 동경했던 특권들을 갖게 되면서 범법 행동의 결과가 처벌적인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청소년기에 국한된 비행자들은 상대적으로 누적적 연속성과 동시대적 연속성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반사회적 행동의 과거력이 없으면 연속성의 축적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국한된 경우 이전에 기본적인 학업의 기술과 친사회적 레퍼토리를 발달시키기에 충분한 기간을 가졌기 때문에 이 시기에 습득한 사회기술과 학업성취는 재교육, 좋은 결혼, 바람직한 직업 등에 적합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성격장애와 인지적 결손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습니다. 동시대적 연속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국한된 반사회적 행동은 적응적 사회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성숙과 사회적 성숙 간의 격차에 대처하려는 노력으로 다른 정신장애와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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