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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경험적 자기이론 / 문화심리학적 관점

by jspringalgo 2025. 1. 20.

출처:pixabay

Epstein(1990)의 인지-경험적 자기 이론은 경험적, 전의식적 자기를 강조하는 이론입니다. 대부분의 인지 이론은 합리적 체계라는 하나의 개념체계를 가정하고 정서, 동기 등을 체계에 종속시키는 형태를 취하지만 인지-경험적 자기 이론에서는 세 가지 개념체계를 가정합니다. 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는 합리적 개념체계, 전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는 경험적 개념체계, 무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는 연상적 개념체계입니다. 정신분석 이론과 유사하지만 전의식 체계를 별도로 인정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전의식 수준에 중심 역할을 부여하는 인지-경험적 자기 이론은 현실을 자동적으로 해석하고 일상생활에서 사고와 행동을 지시하는 체계인 경험적 체계가 주로 전의식 수준에서 작동한다고 말합니다. 경험적 체계는 가장 관심을 두는 체계입니다. 

 

Epstein은 독자적인 경험 세계의 존재에 대한 증거로 다섯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마음과 정신 간의 갈등이 일상생활에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부하고 싶지 않지만 하는 경우와 차를 구매하려고 할 때 이성과 마음이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 등입니다. 경험적 체계의 자기와 합리적 체계의 자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합리적 체계를 경험적 체계의 감독자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비합리적인 공포도 증거가 됩니다. 사람들은 비행기가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동차가 더 안전하다는 느낌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셋째, 통찰과 지적인 지식 간의 차이도 두 체계 간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심리치료자들은 환자들에게 장애에 대한 지적인 정보를 주는 것보다 정서적으로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곤 합니다. 넷째, 광고에서 그림을 사용하는 것이 문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종종 더 효과적입니다. 다섯째, 피아제의 실험에서 적절한 순간에 끈을 놓음으로써 공으로 목표물을 맞히는 과제를 제시하였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은 여러 번의 연습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으나 어떻게 했는지를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좀 더 큰 아이들은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아이가 정보를 소화할 의식적 도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이가 습득한 비언어적 지식을 보고할 수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지식의 두 가지 다른 방식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실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험적 체계와 합리적 체계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각각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경험적 체계는 전체적이며 정서적으로 무엇이 기분 좋은 것인가에 대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합리적 체계는 분석적이며 논리적인, 즉 무엇이 분별 있는 것인가에 대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험적 체계에서 행동은 과거 경험으로부터의 '느낌'에 의해 매개되고, 합리적 체계에서는 사건에 대한 의식적 평가에 의해 매개됩니다. 구체적 심상과 은유로 현실을 부호화하는 경험적 체계는 신속한 처리, 즉각적인 행위를 지향하고 반복적인 체험과 더불어 변화하므로 변화가 느립니다. 합리적 체계는 추상적 상징들로 현실을 부호화하며 지연된 행위를 지향함으로써 비교적 느린 처리의 속성을 가집니다. 사고의 속도로 변화하므로 신속한 변화라는 속성을 가집니다. 경험적 체계에서는 경험으로부터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자명한 타당함이, 합리적 체계에서는 경험의 상징적 표상들로부터 배우고 논리와 증거를 통한 정당화가 요구됩니다. 경험적 체계가 수동적이고 전의식적으로 경험된다면 합리적 체계는 능동적이고 의식적으로 경험된다는 속성을 각각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자기'를 문화적 산물로 파악합니다. Shweder(1981)는 문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문화는 사회적 존재의 10가지 주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들이 자기 지식의 핵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개인적 경계의 문제-무엇이 '나'이고 무엇이 '나' 아닌 것인가? 둘, 성적 정체성의 문제-무엇이 남성이고 무엇이 여성인가? 셋, 성숙의 문제-무엇이 성숙한 것이고 무엇이 아이 같은 것인가? 넷, 공통실체성의 문제-누가 나와 같은 종류이고 누가 나와 같은 종류가 아닌가? 다섯, 종족의 문제-무엇이 우리의 방식이고 무엇이 우리의 방식이 아닌가? 여섯, 위계의 문제-왜 사람들은 삶의 짐과 혜택을 불공평하게 나누는가? 일곱, 자연과 문화의 문제-무엇이 인간적인 것이고 무엇이 동물 같은 것인가? 여덟, 자율의 문제-나는 독립적인가, 의존적인가, 혹은 상호의존적인가? 아홉, 상태의 문제-내가 하고 싶은 것과 집단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열, 개인적 방어의 문제-나는 어떻게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피할 수 있는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자기' 비교, 사회심리의 차이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도 문화심리학적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교권 문화는 보다 집합주의적이고 서양인은 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의 '자기'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는데, 동양에서는 자신을 전체사회의 한 부분으로 보고 개인들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하며, 서양에서는 개인의 타고난 개별성과 독립성을 강조해 자신의 독특한 속성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주장합니다. 동양에서는 타인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 데 비해 서양에서의 타인은 사회 비교나 피드백의 출처로서 중요하다고 합니다. 서양에서의 '자기'가 '독립적 자기'로 정의된다면 동양에서의 '자기'는 '상호의존적 자기'로 규정된다고 봅니다.